정년 퇴임 이모저모

정년퇴임축하의 글-이외숙교감

제주조천 2006. 8. 16. 11:15
 

아름답게 만난 좋은 인연은 삶의 활력소입니다


명덕초등학교 교감  이외숙


  교장선생님을 알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삼십 년도 훌쩍 넘은 1970년대 초였습니다.  한겨울이 지난 2월의 끝자락에 새로운 삶을 찾아간 곳은 김해시에 위치한 장유라는 곳이었습니다.  그때 마침 교장선생님께서는 장유초등학교에서 대사초등학교로 전근을 가시게 되었습니다. 당시 장유 초등학교에는 '금복주'라는 별명이 붙은 교장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분께서 전근가시는 한원규 선생님을 보고 학교의 일군을 보내버렸다고 어찌나 아쉬워하시는지 풋내기 선생인 저는 그 때 이후로 간혹 그분의 이름이 회자될 때마다 ‘도대체 그 분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했습니다.

  

 마음속에 있으면 인연도 이루어지나 봅니다. 새 천년을 4개월 앞둔 99년 9월에 교장선생님께서 제가 근무하고 있는 신호초등으로 승진하여 오시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승진을 해 보겠다는 욕심을 가졌던 터라 학교생활이 고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그때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항상 웃으시면서 따뜻하게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때 그 미소가 저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던지 모릅니다. 그 시절 더더욱 선생님의 고마움을  잊지 못할 일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새 학기부터 6학급에서 5학급으로 줄어 계시던 교감선생님까지도 가시고 부장교사도 한 명도 없이 제가 학교의 교무업무를 모두 맡게 되었습니다. 그 때의 당혹스러움이란 경험해보신 분들은 짐작이 가시겠지요? 그때 교장선생님께서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저에게 개인지도 하듯이 교감, 교무 업무를 자상히 일러 주시면서 격려와 칭찬을 해 주셨지요. 그 격려와 칭찬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게 된 것입니다.


 진솔하시고 부지런하시며, 지혜롭고 자상하시던 교장선생님!

저는 교장선생님을 떠올리게 될 때면 어김없이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사람이 여러 사람들과 연을 맺으며 살아가는데 어찌 어려움이 없겠습니까? 그럴 때 교장선생님과 같은 분을 만나 격려 받고 위로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은 저로서는 참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그 고마움은 늘 제 가슴속에서 자리잡아 때론 연꽃 향기처럼 훈훈하게 때론 지친 일상 속의 한바탕 웃음처럼 제 삶의 활력소가 된다는 것을 저는 자주 깨닫게 된답니다. 제가 받은 은혜를 그저 가슴에만 간직하고 사람도리 다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후배지만 교장선생님의 그 가르침을  갚기 위해 저 역시 사랑의 눈길로 어려움에 처한 후배 찾겠습니다. 그리고 교장선생님의 그 사랑을 조금이라도 돌려드리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렵니다.


  교장선생님!

 한평생을 교육계에 바치신 그 정열처럼 아름답고 멋지게 더 넓은 세상에서 마음껏 펼치시고 항상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