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장생의 숲길

제주조천 2010. 11. 14. 12:40

장생의 숲길

 

절물 휴양림 입구로 들어 가다가 오른편 길을 따라가면

절물 오름을 한바퀴 도는 길이 장생의 숲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2009년 이 숲길을 따라 걸으며

입이 마르도록 아름답다고 칭찬 하셨다고 한다.

장생의 숲길은 길이가 11.1km 걷는 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라고 하니

부담감이 없어 좋았다. 

 

오늘따라 바람도 없고 가을 햇쌀이 나무 숲사이로 따스하게 비추고 있어

숲길을 걷기에 안성맞춤인 것 같다.

오가는 사람들 표정도 참 밝아 보였고 인사도 반갑게 주고 받았다.

" 참 좋은 길이지요?"

"예, 이런 길은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않을 것 같군요."

제주도 사람들 보다 육지에서 관광 온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고

그 사람들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것 같아 왠지 내가 더 자랑스럽고 부듯했다. 

모두들  카메라를 이곳 저곳 셧터를 눌러대는 사람들이 많았고 

나도 부지런히 걸으며 카메라 셧터를 눌러댔다.

 

이번이 올레 길 걷는 것이 처음이라서 4-5시간 동안 걷는 것이 무리가 아닐까 걱정이 좀 되었다.

그러나 예전에 젊을때 부터 오랫동안 등산도 많이 했었고

요즘도 매일 런닝머신을 하기 때문에   걱정은 안했다.

그러나 과연 지금도 예전처럼 걸을수 있을까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이길은 1km 마다 표지판이 있어 내가 어느정도 걸었는지

또 얼마나 더 걸어야 하는지 알수 있기 때문에

 걷는 속도를 조절하며 걸을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사진을 찍으며 걸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남보다 조금 더 걸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마지막 출구에 도착하고 보니 3시간 50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젊은 사람 못지 않게 지금도 걷는 것은 자신이 있는 것 같아 걷고 나서도 부듯했다.

 

 

집에 돌아 가려고 버스 주차장에 들렸더니 제주 시내에 가는 버스는 1시간 3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간이 매점 주인은 여기서 기다리지 말고 저기 내려가면 노루 생태 공원이 있는데

그 공원이나 가서 구경하지요. 하고 권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차들이 씽씽 달리는 2차선 도로를 1km 쯤 걸어서 구경했는데 별로 볼 것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 오려고 도로를 따라 걸어 가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면서 비가 오는 것이었다.

길에는 바람이나 비를 피할 곳도 없어서 할수 없이 지나가는 차를 세우고 시내로 들어 가려고

손을 들었지만 차를 정차 하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

바람도 불고 빗줄기도  이제 제법 굵어지고 옷이 홀랑 젖을 판이었다.

그런데 그 때 차 한대가 내 옆에 서면서 어디까지 가느냐고 하면서 어서 타라고 한다. 

얼마나 고맙던지 눈물이 나올뻔 했다.

그리고 제주시 어디서에나 내려주면 내가 택시를 타고 가니

가는 곳까지만 태워 달라고 다시 한번 말씀 드렸다.

그랬더니 운전하던 아저씨가 웃으면서 

"어디까지 가십니까? 가는 곳까지 모셔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지 말고 아저씨 가는 곳 중간에 아무데나 내려 달라고 다시 한번 말씀 드렸지만

"안돼지요. 제주에 오랫만에 오셨다고 하는데

가는데 까지 모셔 드리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하는 것이다.

정말 너무나 고마운 분이셨다.

'나 같았으면 이렇게 할수 있을까?' 

결국 동생 집 앞까지 태워 주고 가셨다.

그리고 둘아 가면서 다시 제주에 오면 꼭 연락 주시라고 하면서 명함을 준다.

한승훈 씨

방송국에서 근무하시다가 얼마전에 정년을 하셨다고 한다.

이런 따뜻한 분을 만나게 되다니 이보다 큰 행운은 없는 것 같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방문 기념 표지판이 입구에 새겨 있었다. 

 

이곳 부터가 장생 숲길로 들어 가는 입구이다.

여기서 부터 5-6km 까지 하늘로 치쏫은 삼나무 숲이 장관이다.

 

 

 

반갑게 맞아주는 장승들의 익살스럼 모습이 친근한 정감을 불어 넣어준다. 

 

산림 문화 휴양관에는 산림에 대한 각종 국제 세미나까지 열리고

산림에 대한 여러 종류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요즘은 내부 시설을 보완하는 중이라 들어 가지 못하고 바깥에서만 쳐다 볼수 밖에 없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장생 숲길을 한번 구경해보실까요?

 

본격적인 장생의 숲길을 여기서 부터 11.1km가 시작된다고 한다.

첫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발이 푹신푹신한  것이 마치 카팻트를 밟는 느낌이라고 할까

 땅을 밟는 느낌이 너무 부드러워 참 좋았다.

그리고 숲에서 뻗어나는 피톤치트 때문인지 산소통에 들어 온 느낌으로 마음이  편안하고

길을 걸어도 숨이 덜 차는 느낌이 들었다.

 

 

 

 

가끔씩 잡목 숲도 있어 울긋불긋 단풍 구경도 하면서 걸으니 덜 피곤한 것 같다. 

 

 

 

 

 

여기서 부터 몇 km는 한라산 중턱에서 자라는 조릿대가

  나무를 감싸고 있는 듯 자라고 있었다.

 

 

 

 

마지막 3-4km 지점 부터는 좀처럼 보기 힘든  나무 모양들이 있어

지친 발 걸음을 자연스럽게 쉬게 하고 있었다.

 

 

 

저기 숲사이로 보이는 산이 절물 오름이다. 저오름 귀퉁이만 돌면 거의 다 온 모양이다.

 

제주도에서만 볼수 있는 산소 무덤이다.

산소에 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 짐승들이 들어 오지 못하도록

돌로 산소 주위를 둘러 싸여 쌓은 모양이다.

 

 

 

상생의 나무 입구

나무 가지가 자연스럽게 부러져 있는 모습이 집 대문처럼 생겼고

두 나무가 한 나무처럼  꼬여 있는 모습과 한 나무가 두 나무처럼 곧게 자란

나무가 있어 상생의 나무라고 이름을 붙여다고 한다.

 

두 나무가 마치 부부가 서로 다정스럽게 부등켜안고 있는 것처럼 엉켜 있다.

 

 

이 나무는 뿌리는 하나인데 두 나무처럼 가지 두개가 하늘로 곧게 뻗어 있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상생의 숲의 마지막은 또한 삼나무 숲으로 끝을 맺고 있다.

이 길을 따라 나가면 바로 절물 휴양림 입구가 나온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라카 여행 -1   (0) 2010.12.15
말레이시아 여행-1/쿠알라룸프에서 말라카까지  (0) 2010.12.14
제주 절물 휴양림  (0) 2010.11.14
안양 중앙공원  (0) 2010.07.05
대구 수목원에 다녀오다.   (0) 2010.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