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및 기념사

송축사

제주조천 2007. 1. 17. 11:55
 

송 축 사


  만날 때 미리 헤어질 것을 염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  이렇게 선생님을 떠나 보내는 이별의 아쉬움에 가슴 저리는 슬픔을 가눌 길 없습니다. 내다보면 긴 세월도 돌아보면 촌음이라 했던가요? 생각해 보시면 지나간 세월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겠지요.

김순기 선생님은 일찍이 교직에 뜻을 두어 1963년 부산교육대학을 졸업하시고 그 해 경남 정곡초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41년간 오로지 희생과 봉사로 초등교육을 성실히 지켜오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가르침이란 곧 신성함이었기에 반세기의 세월동안 교학의 길을 지켜오셨습니다. 사람들은 십 년도 길어서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사십여 년을 오로지 한자리에 계셨다는 것은 천명에 대한 집념의 결과일 것입니다.

  지나간 날을 더듬어 보면 어디 누가 힘들지 않게 지냈겠습니까마는 선생님께서 살아오신 시대는 특히 어렵고 힘든 시대이셨습니다. 그런 역경 속에서도 세월은 흘러, 어렵게 살아온 시대도 잊을 만 하니 평생을 봉직하신 교단을 떠나신다니 얼마나 서운하고 마음 아프시겠습니까?

  지금 조용히 저희들 앞에 계시는 선생님의 주름살 하나 하나에 깊이 새겨진 뜻을 저희들은 알겠습니다. 남아있는 저희들은 연로하심에도 불구하고 식을 줄 모르는 정열로 교직에 임하시던 선생님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다른 선생님들 같으면 벌써 뒷방에나 있을 법한데 선생님께서는 떠나시는 마지막까지 학생 지도는 물론 학교 운영위원 뿐만 아니라 각종 소위원회에 나가셔서 젊은 선생님들을 앞장서서 이끌어 나가시는 정열을 불태우시기도 하셨습니다.

 항상 칭찬과 사랑으로 어린이들을 격려해주시던 일, 자상하게 가르치시던  그 음성 선생님의 가르침에 눈을 반짝이며 미래를 꿈꾸던 어린이들, 그들은 선생님의 크신 사랑에 지혜롭고 용감한 인격체로 성장해 갈 것입니다.

  깊게 패인 주름살만큼이나 많은 연륜으로 인생의 선배로서, 교육계의 대 선배로서 저희들을 일깨워 주신 선생님!

  이제 모든 것을 뒤로하고 교단을 떠나셔야하는 순간입니다. 떠나시더라도 항상 연제의 어린이들과 남은 저희들을  염려해주시고 걱정해 주십시오.

  선생님!

  그동안 학교 일에 몰두하시느라고 못하신 일들과 돌보지 못한 건강을 돌보시며 부군님과 함께 더욱 다복한 가정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기쁨이 충만한 생활이 되시길 저희 교직원들은 마음 모아 빕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2005년 2월 17일


                연제초등학교장 한 원 규

  

'식사 및 기념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송훈화-2  (0) 2007.01.17
방송 훈화-1  (0) 2007.01.17
망처 1주기 추모사  (0) 2007.01.17
직원 송별사  (0) 2006.11.17
운동회 대회사  (0) 2006.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