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7주기 제사 축문
1월 3일은 집사람이 돌아 가신지 벌써 7주기가 되는 날이다.
올해부터는 큰 아들 내외가 지 엄마 제사를 지내기로 하였다.
난 33세에 부모님으로 부터 제사를 물려 받았으니
이제 40대가 된 자식들에게 제사를 물려 주어도 이른 것은 아닌데
그래도 왠지 섭섭하고 자꾸 서글퍼진다.
지난 1일 새해 첫날 대구로 갔다.
2일쯤 가도 되려만 은주가 자꾸
"아버님, 혼자 집에 우두커니 있지 말고 대구로 오세요.
동우, 동엽이도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서 오세요"
하는 바람에 일찍 집을 나섰다.
동민이가 그 동안 4-5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걱정했는데
언제 아팠느냐는 듯이 어찌나 잘 노는지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2일 안양에서 창훈이네도 도착하고 집안이 한참동안 시끌벅적했다.
은주와 현민이 두 며늘애가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제사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어찌나 이쁘던지 마음이 든든하였다.
이제 우리 집안은 너희들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가야 하겠지.
이 아버지는 믿는다. 너희들을 !
아래에 아내의 제사 축문을 실었다.
신묘년 일월 초삼일 남편 한원규는 부인 전길여님께 고하나이다.
당신께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겨두고 혼자 저 세상으로 간지 벌써 7년이 지났습니다.
지금도 당신이 우리를 남겨 두고 저 세상으로 가던 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고 아파옵니다.
한번 가면 영영 우리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현실을 실감하면서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더 그리워지고
그리운 마음이 깊어만 갑니다.
여보! 당신은 어떻게 지난 1년을 지냈습니까? 생전에 착한 일만 한 당신은 틀림없이 평화롭고
병마의 고통이 없는 극락정토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요?
지난 1년 동안 당신의 손자들도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동우는 이제 신학기가 되면 초등학교 4학년이 되고 동엽이도 유치원에서 재미있게 생활하고 있으며
동윤이와 동엽이도 제법 잘 걷는답니다. 모두가 당신이 잘 보살펴준 덕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금년부터 경훈이 내외가 당신을 모시기로 하였습니다.
내가 혼자 된 몸이라 당신을 끝까지 모시지 못하고 경훈이 내외에게 물려줘 당신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
그러나 흘러가는 세월을 어찌 하겠습니까? 경훈이 내외가 나보다 더 정성껏 잘 모시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맑은 술과 음식을 정성껏 마련하여 당신께 올리오니 음향 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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