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야기

뻔뻔함

제주조천 2010. 6. 15. 15:41

 

 

뻔뻔함.

 

며칠전 부터 신세계 이마트에 필요한 물품을 사러 가려고 메모를 해 두었다.

요즘은 생각날때 메모를 해 두지 않으면 자꾸 잊어버린다.

그런데 오늘 내일 하면서 자꾸 미루었는데

아침에 그릇을 씻으려는데 퐁퐁이 다 떨어졌다.

오늘은 아니 갈수가 없다.

지난번에는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옆 뒤도 보지 않고

필요한 물품을 고르고 곧장 나와 버렸다.

 모두 나만 쳐다 보는 것 같아 어색하고 쑥스러웠다.

 

그런데 오늘은

자연스럽고 너무 여유가 느껴졌다.

한참 구경하다가 보니 그릇이 진열된 곳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처음에 갈 때에는 메모한 것만 사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생활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이곳 저곳을 둘러 보며  살피고 있었다. 

메모한 것은 아직 하나도 사지 않았는데

벌써  한시간이나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혼자 피식 웃었다.

전에 집사람과 다닐 때에는 빨리 사지 않고

뭐하러 돌아 다니느냐고 불평하곤 했는데...

 

그것뿐이 아니었다.

이것은 어디 있느냐? 저것은 어디 있느냐?

이런 것을 해 먹으려고 하는데 어떤 것이 필요하나?

아줌마들에게 서스럼없이 물어 보곤 하는 나를 발견하고

너무  뻔뻔스러워서 혼자 웃었다.

아! 이렇게 하면 굶어죽지는 않겠다.

ㅎㅎㅎㅎㅎ

 

처음에 메모한 것은 양념소고기 라면 비누 퐁퐁 밀가루 뿐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이것 저것 사다 보니 많이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