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야기

부모님 제사를 자식에게 물려 줄때 축문

제주조천 2010. 6. 6. 12:13

아버님 제사를 마지막으로 모시며

                                           불효자 가슴이 아파옵니다. 

 

오늘은 아버님이 돌아 가신지 벌써 48주기가 되는 날이다.

남다른 손 재주를 가지셨고 감성이 뛰어 나신 아버님은 자식 사랑이 대단하셨다.  

그도 그럴것이 그 때 나이로 37세까지 결혼도 아니하고 자식도 없었으니

대부분 이웃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37세에 첫 아들을 낳고 그 후 4남 2녀를  두셨으니

아버님의 자식 사랑은 가이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더구나 아버님은 장남인 내가 대여섯살 때부터 어디든지 데리고 다니셨다. 

아마 자랑하고 싶어 그러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아버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내가 죽을 때 까지

아버님 제사를 모셔야 하는데 어쩔수 없이 내년부터 자식들에게 물려 주기로 하였다.

그래서 그 내용의  축문을 지어 제사에 고하였다.

그런 내용의 축문을 읽어 가면서 나는  너무 눈물이 앞을 가려 읽을수가 없었다.

부모님의  은혜를 죽을 때 까지 갚아도 다 못 갚는데 이런 불효를 하게 되다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어이하리 처지가 그런 것을 아버님께서도 하늘나라에서 

" 괜찮다. 원규야! 너무 가슴 아파하지 마라 . 세상 이치가 그런 것을..."

이렇게 말씀하시리라 믿으며 마음의 위안을 삼았다. 

 

 

2010년 경인년 음력 사월 스무 사흘  소자 OO는 돌아가신 아버님께 아뢰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아버님 돌아가신 날이 돌아 왔습니다. 그 동안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오늘이 오면 더욱 더 아버님이 보고 싶고 아버님의  큰 사랑이  그리워집니다.

아버님이 우리에게 주신 큰 사랑과 큰 뜻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더 깊이 새겨집니다.

그리고 그 큰 사랑과 큰 뜻을 이어 가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

 아버님!

아버님이 보살펴 주시는 덕택에 작년에 태어난 OO이, OO이 증손자들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OO이 OO이 손자들도 직장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가정을 잘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OO는 작년에 수술한 것 때문에

올라오지 못했으나 작은 며느리도 제주에서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큰 며느리가 지난 4월 암이 재발되어

이 세상을 하직 하였습니다.  소자도 이제 마음을 추수리고 더 열심히 건강하게 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버님 많이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죄송스러운 말씀을 올릴까 합니다. 다름 아니옵고  내년부터 아버님 제사를

작은 손자 OO이가 OO에서 모시기로 하였습니다. 소자 OO가  계속 모셔야 하는데

혼자 된 몸이라  어떻게 할 수 없어 그렇게 하도록 하였습니다.

아버님! 소자가 이렇게 불효를 하게 되어 너무 가슴이 아프고 죄송스럽습니다.

손자 OO이가  정성껏 모실 것이오니 아버님이 헤아려주십시오.

오늘 아버님의 제삿날을 맞아 삼가 맑은 술과 음식을 정성껏 마련하여 드리오니 두루 음향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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