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끝없이 이어지는 계곡 속으로 /울진 불영사와 불영사계곡

제주조천 2006. 8. 12. 12:14

끝없이 이어지는 계곡 속으로
울진 불영사와 불영사계곡 [1]
06-07-20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불영계곡


장마가 꼬리를 내리자마자 벌써부터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등 올 여름도 만만찮을 더위가 예상된다. 더위를 피해 떠나는 피서지로 산·바다·계곡은 빼놓을 수 없는 곳. 특히 울진 불영사계곡은 그 빼어난 풍광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다시 찾고 싶어 하는 곳이다.

 경북 울진에서 현동까지 장장 15km에 이르는 불영사계곡은 국내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계곡으로 꼽힌다. 깊고 가파른 계곡에 굽이쳐 흐르는 맑은 물줄기와 기암괴석, 거기에 어우러진 울창한 숲은 태고의 세계로 빠져드는 듯한 착각마저 일게 한다. 성류굴 맞은 편이 되는 수산리로부터 노음리, 천전동, 건작, 밭치밭, 하원리 등으로 이어지는 계곡은 하원리에 위치한 신라 때의 고찰 불영사를 중심으로 광대코바위, 주절이바위, 창옥벽, 명경대, 의상대, 산태극, 수태극 등 각종 이름이 붙은 명소가 줄지어 이어지므로 걸음을 쉽게 옮길 수 없다.
  
 불영사계곡은 1990년대부터 널리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예전에는 워낙 교통이 불편한 오지라 찾는 이가 거의 없었으나 1985년 불영사계곡을 끼고 달리는 36번 국도가 포장되면서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게 됐다. 당시 군인들을 동원해 닦은 이 도로 덕분으로 지금은 차를 타고 달리면서 편안하게 계곡을 감상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이루게 해준다는 사랑바위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차를 멈춰 세운다. 흰색 화강암이 바람에 깎여 마치 남녀가 껴안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데다 주변 맑은 물과 어우러진 풍광이 선경을 방불케 해서다. 2층 팔각정인 선유정과 불영정에 오르면 계곡 일대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불영사계곡은 여름철(7∼8월)에 한시적으로 비지정관광지로 지정해 입장료를 받고 있다.


연못을 앞에 둔 응진전.

 불영사계곡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계곡 중간쯤에 고찰 불영사가 자리하고 있다. 울진읍에서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천축산 서쪽 기슭이다. 신라 진덕여왕 5년(651)에 의상대사가 세웠다는 불영사는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하여 불영사(佛影寺)라 했다. 여러 번의 화재로 중건을 거듭했고, 지금의 절은 경종 1년(1721)에 재건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까닭에 대웅보전을 보면 기단 밑에 설치한 돌거북 2구를 볼 수 있다. 이 돌거북은 상반신만 노출돼 마치 대웅보전을 둘이서 짊어지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유는 불영사의 자리가 화산이어서 그 불기운을 누르려는 뜻이 있다고 한다.
 
 대웅보전 내부에는 거북 모양의 금구 2점, 기둥과 도리 사이의 용두 4점을 나무로 조각한 게 특이하다. 후불탱화인 영산회상도를 눈여겨볼 만하다. 여섯 분의 스님이 그린 영산회상도는 좌상의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10대 보살 등 여러 권속들이 협시, 석가모니불은 홍색가사에 이중광배를 나타내고, 하단에 시주질과 연화질 등이 배치돼 있다. 영조 9년(1733)에 그려진 것으로 보물 제1,272호로 지정됐다. 

 주차장에서 절로 들어서는 길은 산과 물이 서로 어우러져 마음 급한 이들이 걷기에는 좀 멀지만 천천히 산책하듯 즐기다보면 한걸음처럼 느껴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비구니 도량이라 생각해서인지 절 안팎이 더없이 깔끔하고, 절 마당의 연못과 연못 옆의 채마밭이 보기만 해도 마음 훈훈하다. 


불영사 일주문.


 *가는 요령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 - 중앙고속도로 풍기IC에서 나와 국도 36번을 타고 봉화, 현동 방면으로 달린다. 이정표를 따라가면 어렵지 않게 불영계곡 - 불영사로 연결된다. 울진을 기점으로 잡을 경우 영덕 방면으로 7번 국도를 타고 4.5km 정도 내려와 봉화·태백 방면으로 이어지는 36번 국도를 타고 약 10km정도 가면 불영정, 불영계곡 입구다. 

 *맛집
 불영사계곡 일대와 절 입구에 상가가 형성돼 있다. 도로 곳곳에 산지 과일과 음식들을 파는 노점상이 발길을 잡는다. 불영휴게소 식당의 산채비빔밥이 간단히 먹기에 좋고, 불영사 복수박 맛도 놓치지 말고 맛보길. 


대웅보전.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출처 : 세월의 길목에서
글쓴이 : 아프로삭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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