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윤정희 의

제주조천 2010. 5. 24. 12:56

 

 

윤정희의 "시" 영화 이야기

 

아침에 눈을 뜨자 바로 TV를 켰다.

새벽에 칸 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작이 발표되는데

우리나라 전도연의 '하녀' 와  윤정희의 시'가 어찌 되었는지 긍금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혼자 가서 두 작품 다 보았다.

하녀는 보고 너무 실망 하였지만 윤정희의 시는 어쩌면 저렇게 자연스러울까?

할 정도로 공감이 가는 영화였다.

정말 이창동 감독이 각본 쓸 때 부터 윤정희를 염두에 두고 써 다고 하던데

그게 눈에 다 보이는 것 같다.

 

어쩌면 60대가 아니면 공감 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오른쪽 팔이  '전기'가 통하듯 찌릿찌릿하다고 의사 선생님께 이야기 해야 하는데

그 전기라는 말이 얼른 나오지 않아 저 뭐 왜 그거 있잖아요? 를 반복하는데

너무 공감이 가는 것이였다.

뿐만 아니라 지갑을 손에 들고서 지갑이 없다고 해야 하는데 지갑이라는 말이 생각나지 않아

돈을  넣은 것이 없어요  하며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  

나도 요즘 부쩍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혼자 쩔쩔매기도 한다.

며칠전 결혼식에 갔는데 현직에 있을 때 아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옆에 같이 간 친구에게 "저 교장 이름이 뭐였지?

하고 물었더니 자기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서 둘이 한참 웃곤 하였다.

 

서울 근교에 13평 정도의 서민 아파트에 손자와 살고 있으면서도

꼭 외출할 때에는 꼭 화려한 의상과 꽃모자를 쓰고 외출하는 윤정희

자기 혼자만의 도취에 빠져 도도한척  하며, 그리고 긍금한 것이 있으면

그것을 알아 보려고 엉뚱한 짓을 하는 그녀

의사에게  한살이라도 적게 보이려고 65세라고 했다가 아니 66세라고 이야기 하는 그녀

주위에서 흔히 보는 60대 여성상을 그대로 보여 준다.

 

나는 윤정희를 67년도 서울대학 병원에 있을 때 바로 눈 앞에서 보기도 하였다.

유리창을 열고 나오는데 바로 딱 맞주친 여자 어? 하고 바로 소리를 질렀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생각이 나지 않은 것이다.  내가 어? 하고 놀라니까 윤정희도

같이 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 바로 윤정희 배우구나 생각이 나자

바로 "미안합니다". 라고 사과한 일이 있었다.

스물 대여섯살 정도였으니까  한창 예쁠때였다.

그리고 사십 여년이 지난 지금 윤정희는 참 곱게 늙어 있었다.

그리고 그  역할은  바로 우리 주위에서 흔히 60대 여자로서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

아마 5-60대 여성은 바로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낄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하루에 1회만  상영한다.

그리고 관객들 대부분이  5-60대 여성뿐이였다.

아마 곧 종영 될것 같다.

칸 연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고 하니 좀 연장 될려나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