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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로 가기위해선 전남고흥군을 지난다. 순천과 목포를
잇는 2번 지방도로를 따라 30분 남짓 달리다 보면 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였던 벌교가 나온다. 벌교 교차로에서 15번 지방도를 따라
고흥 이정표를 보고 10여분쯤 달리다 보면 4차선으로 새로 포장된 77번 국도와 만나며 이 길을 따라 10여분쯤 더 달리면 퐁요롭고 살맛나는
유자골 고흥군이다. 본디 고흥은 유자로 더욱 알려진 고장이다. 그런데 봉래면 외나라도 동쪽 끝자락에 2007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우주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제 고흥은 첨단 우주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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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시내를 지나 녹동항으로 가는 길에 ‘유자공원’이 있다. 나지막한 언덕 전체를 감싸고 있는 유자공원은 지리적 특성상 일조량이 좋아 유자를
재배하기 좋은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무료로 개방하고 있는 유자공원은 산책로를 따라 데이트를 즐길 수 있으며, 유자가 익어가는
늦가을엔 온통 유자향으로 가득하다.
공원 입구엔 유자홍보관도 있다. 유자로 만든 각종 제품과 고흥의
유자역사, 특성, 약리효과 등 고흥유자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단체로 고흥을 찾는 여행객들을 위해 자연해설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 유자공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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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공원을 지나 20여분쯤 달리면 도로가 끝나고 연이어 남해 어업의 전진기지 녹동항이 나온다. 높지 않은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녹동항은 조업을 나가는 고깃배와 조업을 마치고 들어오는 고깃배, 그리고 크고 작은 섬들을 부지런히 오가는 페리여객선들로
인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곳 녹동항에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중 가장 아름답다는 거금도와 금일도, 외나라도, 거문도의 뱃길이 시작된다.
시간이 조금 남는다면 공판장에서 이뤄지는 경매도 참관하자!
br> 항구 오른쪽 흰색 건물이 녹동공판장이다. 아침. 점심 두 번 경매가
이뤄진다. 공판장 뒤편 녹동항이 가장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함께 옥포, 당포, 한산해전에서 선봉장으로 전과를
올리고 몰운대에서 순철한 녹동만호 정운은 장군과 남해안에 출몰하는 왜적을 맞아 손죽도에서 순절한 이대원 장군의 위패를 봉안한 쌍충사가
있다.
쌍충사로 오르는 길 양지 바른 곳에 심어둔 동백꽃이 벌써 꽃망울을
터트렸다.
쌍충사 뒤편에 조그만 공원도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선 녹동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육지와 소록도, 거금도를 잇는 연육교 가설공사도 진행중이다. 2007년에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앞으로 이들
섬은 연육교가 개통되면 섬이 아닌 육지로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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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는 일제가 1916년 전국의 나병(한센병)환자를 집단으로 수용하기 위해 소록도 섬 전체를 매수하여 건물
47동과 치료시설 자혜원을 건축하고 한센병 치료를 명분으로 갖은 박해와 약탈을 일삼은 한과 서러움 그리고 인간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섬이다.
섬 모양이 어린사슴이 한발을 들고 막 뛰려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소록도라 부르는데.. 이곳 사람들은 ‘사슴마을’ 이라
부른다.
소록도는 1976년 출간된 이청춘에 소설 ‘당신들의 천국’의 주 무대로 알려지면서 점차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녹동항과 소록도의
거리는 600여 미터. 손에 잡일 듯이 가까운 곳에 있지만 소록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녹동항에서 15분 간격으로 운항하는 도양해운
페리호를 타야한다.
4계절 내내 오전 7시에 출항 하지만 소록도에서 녹동항으로 나오는 마지막 배는 봄. 가을 그리고 하절기.
동절기에 따라 약간의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들어갈 때 마지막 뱃시간을 숙지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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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소를 지나 곱게 포장된 아스팔트 길을 따라 300미터쯤 오르다 보면 제 1주차장을 만난다. 이곳에 1935년에
만들어진 일본의 신사(神社)가 있다.
신사는 일본 황실의 조상이나 일본인 고유의 신앙 대상인 신 또는 국가에 공로가 큰
사람을 모신 사당을 말한다. 이곳의 신사는 1935년 소록도 제4대 수호원장 재임시절 건축된 철근콘크리트 건축물로 일본의
천조대신(天照大神)을 모셔놓고 매월 1일과 15일을 신사참배일로 정하고 환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참배토록 하였으며 부부동거를 허가할 경우 부부병사에
입사하기 전에 신사참배를 강요했다고 한다. 현재 보존상태가 양호한 이 신사는 제71호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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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에서 내려와 정면에 보이는 붉은색 벽돌 건물을 지나 50여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울창한 송림 뒤로 크지 않은
해안가를 만난다. 이곳이 바로 소록도 해수욕장이다. 고운모래와 울창한 소나무숲은 전국의 여느 해수욕장도 안 부럽다. 소나무숲 곳곳엔
방문객을 위해 나무테이블도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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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해수욕장에서 중앙공원으로 향하는 길에 빨간 우체통이 눈에 들어온다. 조그만 섬마을에 우체국이 있다니 그것도
소록도에.. 처음 소록도를 찾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사실 소록도 우체국은 1935년 세워졌다. 원래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던 것을 지금에 자리로 옮겼다. 이곳의 유일한 금융기관인 우체국은 그 옛날 섬과 육지를 이어주는 유일한
통신수단으로 환자들과 그의 가족들의 한과 서러움 그리고 그리운 사연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소록도 번지수는 딱 2개. 병원직원과 그의
가족들이 사는 곳은 1번지로 현재 300여명이 거주하고 있고, 2번지는 700여명의 한센병 환자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으로
병원직원, 우체국 직원도 출입이 통제되어있다. 우편물 배달은 한센병 환자중 거동이 가능한 도우미가 대신하고 있다. 우체국장을 포함해
총 3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소록도 우체국은 그 옛날 수많은 사연이 오고 간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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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을 지나 20여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제2안내소가 눈에 들어온다. 중앙공원으로 가기위해서는 제2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700여 미터를 걸어서
가야한다. 제2안내소를 지나면 양옆으로 소나무 숲이 있고 그 가운데 길을 따라 걷다보면 “수탄장”이란 노란 푯말을 만나다. 이곳이 바로 탄식의
장소인 수탄장이다. 수탄장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택이 있는 직원지대와 한센병 환자들이 사는 병사지대로 나누어지는 경계선으로
1950~1960년대에는 철조망이 쳐 있었다. 병원에서는 전염을 우려해 환자의 자녀 중 감염이 되지 않은 자녀들을 미감아 보육소에
강제 집단수용하여 생활하게 하였으며, 한달에 한번 이 경계선 도로 양 옆으로 길게 나뉘어서서 면회가 허용되었다. 침이라도 튀면 전염이
된다는 왜곡된 말에 5미터의 일정한 거리를 두고 눈으로만 혈육을 만나야 하는 이 기막힌 광경을 본 사람들이 “탄식의 장소”라는 의미로
“수탄장”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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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탄장 소나무 숲을 지나 부드러운 곡선 모양의 해변을 돌아가면 5층높이의 흰색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소록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건물인 소록도 국립병원. 1916년 일본 천왕의 하사금으로 설립한 소록도 국립병원은 초기
‘자혜의원’이라 불리웠다. 당시 국내 유일의 한센병 전문 치료 병원으로 현재 200여명의 직원들이 상주해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또한, 병원내에는 소록도병원의 역사와 환자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는 생활자료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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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병원 뒤편 오솔길을 따라 10여 미터 쯤 오르다 보면 이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 나온다. 바로
소록도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앙공원이다. 1933년 제4대 병원장으로 부임한 수호원장은 이곳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로 직원들의
사택을 짓기 위해 환자들을 동원했으며, 벽돌제조, 도로개설, 창고를 짓게 하는등 매일같이 수백명의 환자들을 노예처럼 부렸다.
또한, 소록도를 세계 최고의 나요양 시설로 만들겠다며 소록도 중앙에 1936년부터
1939년 까지 약 3여 년 동안 연인원 6만 여명의 환자들을 강제로 동원해 6천평에 달하는 공원을 조성했으며, 그곳에 자신의 동상까지 세워
원생들에게 참배까지 강요했다. 그러던 중 수호원장은 1942년 6월 20일 강제노역을 견디다 못한 한 원생으로부터
피습되어 사망하였다. 현재 동상이 있던 자리는 한센병 시인으로 알려진 한하운님의 시 ‘보리피리’가 새겨져 있는 넓은 바위가 있다.
보리 피리 불며 / 봄 언덕 / 고향그리워 / 피-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 꽃 청산 / 어린 대 그리워
/ 피 -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 인환의 거리 / 인간사 그리워 / 피 -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 방량의 기산하 /
눈물의 언덕을 지나 / 피 - ㄹ 닐니리
나병시인으로 더욱 알려진 한하운 시인은 천병의 병이라 불리는 한센병 환자로 소록도에서 세상과 철저히 소외된 이후
‘보리피리(1949)’‘소록도 가는 길(1960)’ 등 자신의 참담한 심경을 수편의 시로 표현했다. 때문에 혹자는 소록도를 ‘보리피리 소리
서러운 소록도’라 부르기도 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중앙공원은 환자들이 직접 가꾸어 놓은 갖가지 나무들과 함께 전체적으로 잘 정돈된
느낌이다. 특히 향나무와 등나무 터널은 녹색이
빛을 바라는 여름에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보리피리 계단을 내려와 중앙공원 중앙으로 가는 길에 1983년 이곳에 자원봉사를 나왔던 국제 웍
캠프단이 하루속히 한센병이 근절되기를 기원하면서 세운 천사의 동상이 있다.
‘한센병 은 낫 는다’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방학을 맞아 자원봉사로 나온 학생이 한센병 환자의
휠체어를 밀며 데이트 하는 모습을 공원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밖에 공원내에는 일본인 이면서 한센병 환자를 헌신적으로 보살펴준 ‘하나이젠 키치’
원장 창덕비와 육영수여사 공덕비 등 환자들의 애환이 설려있는 조형물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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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공원입구엔 1935년 일제 때 지어진 빨간벽돌 건물 두 동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환자들을 불법으로
감금하고, 출감하는 환자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정관수술을 시행했던 악명 높은 ‘감금실’과 ‘단종대’그리고 ‘검시실’ 건물이다.
일제 말기 이곳에서 부당한 처우와 박해에 항거한 환자들을 불법으로
감금했던 ‘감금실’은 육중한 담으로 둘러쌓여 있으며 영어 알파벳의 H 형태로 된 구조에 방마다 철창이 설치되어있고, 방한쪽 마루바닥을 들어올리면
변기가 나오는 형무소와 유사한 구조의 건물이다. 감금실 벽면 한쪽에 일제 제4대 수호원장시절 그의 명을 거역한 벌로 감금실에 갇혔다
풀려나면서 단종 수술을 받은 환자의 시가 걸려있다.
“ 그 옛날 나의 사춘기에 꿈꾸던 / 사랑의 꿈은 깨어지고 / 여기 나의 25세 젊음을 파멸해 가는 수술대 위에서 / 내 청춘을 통곡하며
누워 있노라 장래 손자를 보겠다던 어머니의 모습 / 내 수술대 위에서 가물거린다 정관을 차단하는 차가운 메스가 / 내 국부에 닿을
때 모래알처럼 번성하라던 / 신의 섭리를 역행하는 메스를 보고 / 지하의 히포크라테스는 / 오늘도 통곡한다.
감금실 옆 건물은 해부실로 쓰였던 검시실과 강제로 정관수술을 시행했던 수술대가 놓인 건물이 있다. 검시실로 들어가면 3평 남짓한 크기의 수술실 가운데 수많은 환자들이
누웠을 수술대가 있고, 그 옆방은 단종 수술을 강행했던 나무로 된 틀모양의 수술대가 놓여져 있어 잔혹했던 당시를 보여주고
있다.
가슴 한구석 슬픔이 밀려올 때쯤 소록도 여행을
마치고 선착장으로 돌아 나오는 길에 어느덧 황금빛 노을이 바다를 물들이고 있었다.
당시 이곳에 수용되었던 환자들도 저 노을을 보았을 것이고,
지금도 700여명의 환자들이 창문 넘어 저 노을을 보고 있을 것이다. 노을 끝자락 희미하게 보이는 연육교 공사철탑이 그동안 소외되었던
소록도에 새로운 전성기가 될 것으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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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여행팁l 소록도는 섬전체가 한센병 환자들이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병원으로서 유원지가 아니다. 따라서 환자들에게 지장을 주지 않토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숙박시설 없으므로 반드시
일몰직후엔 섬에서 나와야 한다. 매점이 있지만 특별한 식당은 없다. 미리 준비를 해가는 것이 좋다. 또한, 섬 안에는 교통편이 없다.
승용차를 가지고 가더라도 많이 걸어야 한다. 구두보다는 운동화, 등산화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섬 안에서 사진촬영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자연풍경은 촬영해도 되지만 한센병 환자들을 촬영하면 안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l숙박l 녹동항에는
숙소는 많다. 여관과 모텔이 있지만‘써비치 호텔’을 권하고 싶다. 녹동 앞바다와 소록도, 거금도가 내려다보인다. 객실이 깨끗하며, 분위기
있는 커피 라운지등 편의 시설이 잘되어 있고, 가족 숙소로 안성맞춤. 가격은 주중엔 4만원. 주말엔 5만원. 주차장 시설이 넓어
주차하기 편하다. 문의: 061) 844-76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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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교통편l 자가용 호남고속도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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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순천터미널에서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직행버스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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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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